빗썸, 코인 대여 한도 줄어도 투자자 몰려…1800억원 돌파

금융당국의 대여 서비스 가이드라인 발표를 앞두고 빗썸이 한도와 레버리지를 줄였음에도, 시장 활황으로 투자자들이 몰리며 대여 금액이 1800억원을 돌파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기준 국내 디지털자산 거래소 빗썸 이용자들의 코인 대여 금액은 총 1845억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테더(USDT)가 1245억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비트코인(BTC) 356억원, 엑스알피(XRP) 290억원 순이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업비트와 빗썸 등이 운영해온 디지털자산 담보 대여 서비스에 우려를 표하며 가이드라인 마련 계획을 밝혔다. 금융위 입장 발표 이후 한동안 코인 대여를 멈췄던 빗썸은 지난 8일 한도와 비율을 크게 낮춘 제한적 조건으로 서비스를 재개했다.
기존 10억원이던 대여 한도는 2억원으로 대폭 축소돼 고액 투자자도 2억원 이상 빌릴 수 없게 됐다. 대여 비율 역시 보유 자산의 4배에서 2배로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이는 가이드라인 발표 전 당국 입장을 선제적으로 반영해 레버리지를 조정한 조치로 보인다.
레버리지를 줄인 이번 조치는 규제 기조를 선제적으로 반영해 위험을 줄이는 동시에, 사업을 중단하지 않고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시장에서는 이를 전면 중단 대신 조건을 조정해 수익 기반을 유지하려는 절충안으로 보고 있다.
디지털자산 업계 한 관계자는 “당국의 우려 표명에도 서비스를 유지한 것은 규제 환경에 맞추면서도 사업 지속성을 확보하려는 판단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비트코인을 중심으로 최근 이더리움, 엑스알피 등 주요 알트코인 가격이 오르면서 레버리지를 낮춘 조건에서도 수익 기회를 노리는 투자자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며 “디지털자산 호황이 대여 서비스 수요를 높였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한도와 비율이 크게 낮아졌음에도 대여 금액은 1800억원을 넘어 투자자 수요가 여전히 높다는 점을 보여줬다.
빗썸이 국내 시장에서 레버리지 상품을 계속 운영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면서 이번 달 발표될 당국의 가이드라인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금융위는 “해외 주요국의 규제 현황과 주식 등 관련 시장의 규율 방식, 그리고 국내 시장의 특수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업계가 공통으로 준수해야 할 대여 서비스의 기본 규율 체계를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외 사례를 살펴보면 일본은 2020년 법 개정을 통해 개인 투자자의 디지털자산 마진거래 레버리지를 2배로 제한했다. 싱가포르는 거래소 자본 규모에 따라 대여 한도를 설정하고 있으며 미국은 일부 주에서 인가받은 사업자에 한해 대여 서비스를 허용하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 규정도 가이드라인 마련의 판단 요소가 될 수 있다. 특히 신용거래 규정을 참고할 가능성이 높다. 최저 보증금률 40%와 담보유지비율 140%를 기준으로 한 강제청산 조건, 투자자 경험·성향·재무 상황을 평가해 서비스 접근을 제한하는 적합성 원칙 등이 그 예다. 또한 종목별 위험도에 따라 보증금률과 대여 한도를 차등 적용하거나, 증권사처럼 리스크관리위원회·종목선정위원회 등 내부통제 조직을 의무화하는 방식도 검토될 수 있다.
디지털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금융위는 가이드라인 마련을 위해 개인당 대여 한도, 투자자의 경험과 소득 수준에 따라 이용을 제한하는 방안, 거래소의 자본·내부통제 기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며 “담보 유지 비율이나 청산 기준이 강화되면 레버리지 수요가 줄고 일부 이용자는 조건이 비교적 자유로운 해외 거래소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