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블록체인 특구를 산업 거점으로 본격 추진

정부가 블록체인 특구 실효성 제고를 공식 국정과제로 명시했다. 기본법 제정과 지역 인프라 확충을 병행해 실증 중심에 머물렀던 특구를 산업 거점으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국정기획위원회는 금융위원회를 주무부처로 지정해 블록체인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혁신 로드맵’과 ‘블록체인기본법’ 제정을 함께 추진한다. 금융위가 10월 발표 예정인 2단계 디지털자산 기본체계도 이 로드맵에 포함된다.
이번 실행계획에는 △디지털자산 상장·공시 기준 정비 △사업자 유형별 영업행위 규제 도입 △스테이블코인 별도 규율체계 마련 등이 담겼다. 특히 스테이블코인에 대해서는 이용자 보호는 물론 글로벌 규제 정합성, 통화·외환정책에 미치는 영향까지 고려한 체계를 신속히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금융·디지털자산 시장 간 연계 확대에 맞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과, 스마트컨트랙트를 활용한 토큰증권 발행·유통 제도 마련도 병행한다.
블록체인 산업 지원 방안도 포함됐다. 특히 기존 부산 특구 운영의 한계를 보완하는 게 골자다. 금융위는 자유로운 서비스 테스트 환경 조성과 지역 인프라 확충을 통해 특구의 실효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실증 중심에 머물렀던 기존 특구를 법적 기반 위에서 실질적인 산업 거점으로 전환하겠다는 의도다.
정부는 2019년 부산을 블록체인 규제자유특구로 지정했지만, 공실 문제와 제도적 뒷받침 부족으로 한계가 지적돼 왔다. ‘지역특구법’에 근거한 기존 체계는 블록체인 금융, 메타버스, 가상자산 등 신산업을 포괄하기 어려웠고, 실증사업 이후 산업화로 이어질 법적 근거도 미비했다.
업계 관계자는 “실증 특구에서 허용된 사업도 사실상 ‘임시 허가’ 수준이며, 새로운 사업자 진입은 엄격히 제한돼 있다”며 “스위스 주크 같은 글로벌 허브와 달리 한국 특구는 혁신 확산이나 민간 투자 유치가 어려운 구조”라고 말했다.
정부는 기본법 제정을 통해 디지털자산·블록체인 산업 전반을 제도적으로 지원하고, 특구를 실질적인 산업 기반으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수도권에 비해 인재·자본·기술이 부족한 지역 여건을 감안할 때 제도적 지원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본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서는 사람이 있고, 네트워크와 자금이 도는 곳에 머물 수밖에 없다”며 “특구가 산업 거점으로 기능하려면 법적 기반뿐 아니라 실질적인 사업 환경과 정주 여건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