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대 16년”…비트코인, 세계 통화 질서에 도전

비트코인이 세계 통화 공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7%에 이르렀다. 피자값과 맞바꿔지던 실험적 인터넷 화폐가 불과 16년 만에 글로벌 머니의 일부로 편입된 것이다. 같은 시점, 제롬 파월 미 연준(Fed) 의장이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을 사실상 열어두면서 달러 희석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비트코인 서비스 기업 리버(River)는 이달 초 기준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을 약 2조4천억 달러로 추산했다. 이는 전 세계 법정화폐 M2(112.9조 달러)와 금(25.1조 달러)을 합산한 약 138조 달러 가운데 1.7%에 해당한다. 현재 시가총액 2조2,900억 달러 기준으로도 점유율은 약 1.66%다. 규모만 놓고 보면 여전히 금(18%)이나 달러(80%)에 크게 못 미치지만, 성장 속도만큼은 무시하기 어렵다.
비트코인의 약진은 고립된 사건이 아니다. 각국 중앙은행은 직접적 표현을 자제하면서도 사실상 유동성을 꾸준히 공급하고 있다. 돈을 풀고 금리를 낮추는 과정에서 법정화폐의 구매력은 점진적으로 약화되고, 투자자들은 자연스럽게 공급이 제한된 하드머니—금과 비트코인—으로 눈을 돌린다.
리버는 “비트코인을 글로벌 머니의 일부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단순한 투기적 랠리나 밈코인 현상과는 달리, 세계 자산구조 속에서 비트코인이 점차 상수로 자리 잡고 있다는 의미다.
올해 잭슨홀 경제정책 심포지엄에서 파월 의장은 “정책금리가 중립 수준에 100bp 더 가까워졌으며, 고용 시장의 안정성은 신중한 통화정책 조정을 가능하게 한다”고 밝혔다. 이는 사실상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발언 직후 비트코인은 단숨에 2% 급등, 11만6천 달러를 돌파했다. CME 선물 데이터에 따르면 시장 참가자의 75%가 9월 25bp(0.25%포인트) 인하를 예상하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은 곧바로 일부 되돌림을 보였지만, “연준의 피벗과 비트코인”이라는 내러티브는 또 한 번 강력한 투자 테마로 부상했다.
비트코인과 암호자산은 오랫동안 글로벌 유동성 확장의 ‘하이베타 수혜주’로 불려왔다. 돈이 풀릴 때 과도하게 오르고, 긴축이 시작되면 급락하는 전형적 위험자산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시가총액 2조 달러가 넘는 비트코인은 이제 더 이상 주변적 헤지가 아니다. 달러·금과 함께 세계 통화 질서의 한 축으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연준이 돈 풀기와 금리 인하의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 비트코인의 글로벌 머니 점유율 확대는 단순한 호기심거리가 아닌 ‘슬로우 모션 통화 혁명’으로 읽힌다.
이와 관련 암호화폐 매거진 브레이브뉴코인은 “중앙은행들은 앞으로 비트코인의 부상에 적응할 것인지, 아니면 오히려 달러 희석을 통해 그 흐름을 가속화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