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포스트모던 시대, 지수 추종의 한계와 종목 선별의 중요성

글로벌 금융시장이 ‘포스트모던 사이클’로 불리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피터 오펜하이머 골드만삭스 글로벌 주식 전략 총괄은 “과거처럼 단순히 지수를 추종하는 방식으로는 기대수익을 얻기 어렵다”며 “투자 성패는 종목을 얼마나 정교하게 선별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공개된 업데이트 보고서에서 그는 글로벌 거시경제 구조의 변화가 주식시장 전반에 어떻게 반영되는지를 설명하며, 앞으로 투자자들이 직면할 환경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1980년대부터 이어진 저인플레이션, 저금리, 세계화 흐름은 주식시장에 장기 호황을 가져왔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공급망 혼란은 이러한 질서를 근본적으로 흔들었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세계화는 역류하고 있으며, 막대한 정부 부채는 과거처럼 초저금리 환경을 허용할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오펜하이머는 현재 주식시장 밸류에이션이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에 있다고 경고했다. 전통적으로 주식시장의 고수익은 저평가 국면에서 시작되었지만, 지금은 미국은 물론 유럽·아시아 시장까지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싸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광범위한 지수 투자는 기대 수익률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 골드만삭스의 진단이다. 오펜하이머는 “밸류에이션이 정당화될 수 있다고 보더라도, 멀티플 확장이 수익을 견인하던 과거와 같은 환경은 아니다”라며 앞으로의 시장은 2009~2022년처럼 강력한 슈퍼사이클을 재현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다만 이는 역설적으로 유능한 주식 선별자들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글로벌 주식시장은 그간 아마존, 메타,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 기술주가 주도했지만, 앞으로는 인공지능(AI) 혁신을 비롯한 생산성 향상 효과가 산업·지역별로 차별화된 성과를 낳을 것으로 보인다.
오펜하이머는 기술 섹터 내에서도 리더주 쏠림 현상이 심화된 점을 지적하며, 투자자들에게 “최근 시장을 이끌어온 소수의 종목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유럽을 비롯한 글로벌 기회에도 눈을 돌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유럽 기업들이 생산성 혁신을 위해 장기자산 투자를 늘리는 점은 주목할 만한 투자 포인트로 꼽았다.
그는 “앞으로 투자자에게 필요한 것은 지수를 추종하는 ‘안전한 분산’이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진짜 기회를 찾아내는 ‘선별의 눈’이다”고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