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WA와 스테이블코인, 금융 인프라로 통합 필요... 제도화가 성공 열쇠

자산 토큰화(RWA)와 스테이블코인은 별개의 흐름이 아니라 하나의 금융 인프라로 유기적으로 연결돼 발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근 논의가 스테이블코인에 집중되고 있지만, 실물 자산을 포괄하는 RWA가 기반을 이루고 이를 결제·정산 인프라와 연결하는 축으로 스테이블코인이 자리 잡아야 온체인 금융 생태계가 안정적으로 확장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강희창 포필러스 프로덕트 리드는 5일 강남 해시드 라운지에서 열린 ‘RWA와 스테이블코인, 금융의 새로운 표준’ 세미나에서 “자산 토큰화와 스테이블코인은 별개의 트랙이 아니라 하나의 금융 인프라로 설계돼야 한다”며 “STO 발행과 결제·정산 인프라를 연결하는 고리가 스테이블코인인 만큼, 국내에서는 원화 기반 발행 논의가 함께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단순히 자산을 토큰화하는 것만으로는 시장이 성장하기 어렵다”며 “발행된 자산이 실제로 활용될 수 있는 결제·대출·투자 인프라와 연결돼야 하고,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스테이블코인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한국처럼 결제 인프라가 이미 잘 갖춰진 시장에서는 단순 송금 효율성만으로는 차별성을 갖기 어렵기 때문에,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중심으로 온체인 금융 서비스와 RWA를 연계하는 전략적 고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임민수 해시드오픈리서치 연구원도 “스테이블코인은 단순한 지역 결제 수단을 넘어 RWA와 STO를 포함한 온체인 금융 성장을 위한 필수 인프라”라며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에 의존할 경우 지급·결제·송금 등 핵심 금융 기능이 사실상 달러에 종속될 수밖에 없어, 한국 금융 주권을 지키기 위해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제도화가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글로벌 RWA 시장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이달 기준 RWA 발행 규모는 약 270억달러(약 37조원)로, 1년 전보다 117%, 2년 전보다 224% 늘었다. 스테이블코인을 포함하면 총 300억달러(약 41조원)에 달하며, 각각 94%, 131% 증가한 수치다.
복진솔 포필러스 리서치 리드는 “미국 채권 펀드, 해외 정부 채권 펀드, 기관 펀드, 프라이빗 크레딧 등 다양한 자산군에서 토큰화가 확산되고 있다”며 “특히 블랙록 등 대형 자산운용사의 참여로 시장의 제도적 기반은 물론 성장 속도도 한층 빨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임 연구원은 “스테이블코인이 RWA 확산의 첫 대중화 사례로 자리 잡아 시장 성장을 이끌고 있다”면서도 “국내는 제도적 한계로 인해 허용 자산군이 제한적이고 기관 투자자 참여가 미흡한 데다 온체인 금융과의 연계에도 제약이 있어 글로벌 흐름을 따라가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투자계약증권 등 일부 비정형 증권만 허용돼 활용 범위가 좁고, 기관 참여를 뒷받침할 제도적 장치도 미흡하다”고 덧붙였다.
결국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토큰증권 관련 법안 제도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수현 신한투자증권 선임 연구원은 “증권 유동성 부족, 객관적 가치평가 체계의 부재, 제한적인 기초자산군 등 구조적 제약이 겹치면서 시장의 본격적인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며 “발행·유통 인프라가 본격적으로 마련되고 토큰증권 관련 법안이 통과돼야 온체인 금융 생태계가 제대로 열릴 수 있다”고 말했다.
홍제석 신한투자증권 선임 연구원 역시 “제도적 기반이 마련돼야 기관 투자자의 참여가 본격화될 수 있고, 다양한 자산군으로의 확장도 가능하다”며 “시장 신뢰를 확보하고 글로벌 RWA 흐름과 보조를 맞추려면 제도화와 함께 표준화된 인프라 구축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현행 STO 법안의 한계도 지적됐다. 적용 범위가 지나치게 협소해 시장 성장을 뒷받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STO 시장이 본격적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법 적용 범위를 넓히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효봉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현행 법안은 비전형 증권 일부에만 적용돼 직접 토큰화가 가능한 범위가 극히 제한적”이라며 “전자증권법상 토큰 형태의 증권은 모두 공모로 간주돼 소액공모 등 예외 규정 활용도 사실상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증권성 판단 가이드라인을 명확히 하고 규제 범위를 완화해야만 간접 토큰화를 통한 유동화가 가능해지고, STO 시장도 보다 넓은 영역으로 확장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