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SEC 분쟁, 16일 중대 기로…XRP 법적 지위 곧 결판날까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리플 간의 장기 분쟁이 16일(현지시간)을 기점으로 중대한 전환점을 맞는다. 이날은 리플이 항소에 대한 반박 서면을 제출할 수 있는 마지막 날로, 향후 사건의 방향성과 XRP의 법적 지위가 가려질 결정적 시점으로 평가된다.
이번 절차는 지난해 7월 뉴욕 남부지방법원의 아날리사 토레스 판사가 내린 중간 판결에서 비롯됐다. 당시 법원은 리플이 기관 투자자에게 직접 판매한 XRP는 증권으로 판단했지만, 암호화폐 거래소를 통한 일반 투자자 대상의 자동화 판매는 증권이 아니라고 봤다. 또 직원 보상 형태로 지급된 XRP도 증권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이에 SEC는 프로그래매틱 판매 부분에 대해 항소를 제기했고, 이후 양측은 항소 절차를 진행해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항소 중단과 사건 조기 종결에 대한 합의 가능성이 급부상하고 있다.
리플의 수석 법률책임자인 스튜어트 알데로티는 지난달 25일, SEC와의 합의를 통해 당초 1억2000만 달러였던 벌금을 5000만 달러 수준으로 낮추고 사건을 마무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더해 브래드 갈링하우스 리플 CEO는 해당 벌금을 XRP로 납부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는 그 금액을 XRP로 지불하는 방안에 대해 이야기했다”고 말했지만, SEC가 이를 수용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법조계에서는 사건이 항소 절차로 넘어갈 가능성보다 조기 종결될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가상자산 전문 변호사 프레드 리스폴리는 “리플이 반박 서면을 실제로 제출할 확률은 10%에 불과하다”며 “대다수 가능성은 합의 또는 사건 종료에 있다”고 전망했다.
만약 SEC가 항소를 철회한다면, 법원은 XRP의 비증권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게 되며 리플 사건은 종결된다. 이는 향후 미국 내 암호화폐 프로젝트 전반에 적용될 수 있는 법적 기준을 제시함과 동시에, 제도적 명확성을 높이는 선례가 될 수 있다.
반면 리플이 반박 서면을 제출하고 SEC가 항소를 이어갈 경우, 사건은 제2심으로 넘어가며 장기간의 법정 공방이 불가피해진다. 이 경우 XRP의 법적 지위는 다시 불확실성에 빠지고, 투자자와 기업들의 시장 진입에도 제약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편 최근 SEC는 새로운 수장을 맞이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폴 앳킨스 신임 위원장은 이달 초 상원 인준을 통과하며 “불명확한 법 해석으로 인해 미국 블록체인 산업이 뒤처지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히며, 암호화폐 규제의 명확성을 강조했다.
16일 제출 기한이 지나면, SEC와 리플 간 분쟁이 실질적으로 마무리될지, 아니면 다시 법정 싸움으로 이어질지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결과에 따라 XRP의 미래뿐 아니라 미국 전체 암호화폐 산업의 규제 방향까지 결정될 가능성이 있다.